'골프 황제'우즈 그랜드슬램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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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타이거 우즈(26.미국)가 '역전 불허'의 명성을 지켰다.

막판 뒤집기의 기대에 부풀었던 필 미켈슨(미국)은 '메이저 무관'의 징크스를 벗지 못했고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벌인 '유럽의 희망'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우즈의 힘에 밀려 추격은커녕 도리어 뒷걸음질쳤다.

우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파밍데일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골프장 블랙코스(파706천5백65m)에서 막을 내린 제102회 US오픈 골프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3언더파 2백77타로 필 미켈슨(미국)을 타차로 제치고 2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우승상금 1백만달러(약 12억5천만원)를 거머쥔 우즈는 1972년 잭 니클로스에 이어 30년 만에 마스터스와 US오픈을 함께 차지한 선수가 됐다. 또 메이저대회 8승을 기록 톰 왓슨과 함께 이 부문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이제 우즈보다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많은 선수는 잭 니클로스(18회)월터 헤이건(11회) 그리고 벤 호건과 개리 플레이어(이상 9회) 등 4명뿐이다4

뿐만 아니라 우즈가 올 시즌 남은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과 미국프로골프협회(PGA)선수권대회를 차지하면 34년 4대 메이저 골프대회가 모두 창설된 이후 처음으로 한해에 네개 대회를 전부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우즈는 2000년 두번째 메이저대회였던 US오픈부터 브리티시오픈PGA선수권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마스터스를 차지했지만 타이거슬램이라는 신조어만 만들어냈을 뿐 그랜드슬램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즈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1,2번홀에서 잇따라 3퍼트를 범하며 보기를 범해 그를 추격하는 미켈슨가르시아와의 차이가 2타로 줄었다. 역전의 분위기도 무르익는 듯했다.

그러나 손만 내밀면 잡힐 것 같은 우즈는 결코 잡히지 않았다.

가르시아는 3번홀 첫 보기에 이어 7번과 9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범해 무너졌다. 미켈슨 역시 5,6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좁혀졌던 차이가 다시 5타차로 벌어졌다. 미켈슨은 이후 8,11,13 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추격전을 펼쳤다. 그러나 우즈는 7번홀(파4)에서 6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13번홀에서 2백36m 2번 아이언 샷으로 버디를 뽑아내 미켈슨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확정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13위를 달리며 상위권 진출을 노렸던 최경주(슈페리어)는 드라이버샷이 난조를 보여 한개의 버디도 잡지 못한 채 보기 7개를 범하며 7오버파 77타로 무너졌다.

최경주는 합계 12오버파백92타로 공동 30위에 만족했다.

성백유 기자

caroli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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