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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사재기 극성…30일부터 500원 인상 앞두고 '절약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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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연말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담배를 미리 구입해 두려는 애연가와 판매 시기를 늦춰 시세차익을 챙기려는 소매상들의 '담배 전쟁'이 불붙고 있다.

담뱃값에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 부담금이 136% 인상돼 30일부터 2000원인 '에쎄'는 2500원으로, 1500원인 '디스'는 2000원으로 오르게 된다.

애연가들은 예년 평균 인상폭인 100~200원의 두배 이상 가격이 오르자 담배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이곳 저곳 상점을 돌며 담배를 사거나 가족들을 동원하는 등 '비축'물량을 늘리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10년째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김건형(31.경기도 성남시 이매동)씨는 "담뱃값이 오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달 초부터 담배를 사기 시작해 현재 20보루를 구입했다"며 "10만원을 아끼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상에서는 가게 앞에 '한 보루 이상 팔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를 써붙여 한 사람에게 판매하는 양을 제한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L상회 주인 김모(63.여)씨는 "담배를 보루째 사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지난주 판매량이 두배가량 증가했다"며 "일부 판매점에서는 잘 팔리지 않는 담배만 남았다고 거짓말해 재고를 처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KT&G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달 동안 담배 판매량은 86억2800만개비로 지난해 같은 기간(67억1800개비)에 비해 28.4% 늘었다. 지난달 판매량도 76억7200만개비로 26% 증가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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