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 어린이 자활 돕는 카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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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문을 연 원주시 관설동 복지카페 "남향"

부모 없이 자라는 어린이 등 50여명이 모여 사는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성애원'.

지난 16일 성애원 입구에 작고 아담한 20평 크기의 건물이 하나 생겼다. '남향'이란 간판을 단 복지카페다. 테이블 4개와 의자 16개만 있는 조그만 카페지만, 원생들과 후원자가 함께 사랑을 나누는 공간이다.

카페는 아이들이 자립해 나갈 때 도움을 주기 위해 성애원과 후원자들이 함께 마련했다. 현행 아동복지법 상 원생들은 만 18세가 되면 시설을 떠나야 하지만, 정부에서 지원되는 자립금은 100만원 뿐이어서 이들에게 실제 도움이 필요했다.

당초 성애원측은 지난 2002년 자립 기금을 모으기 위한 수익사업으로 카페를 만들기로 했으나 자금이 없어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이 사실을 알게 된 박중언(32.건설회사 현장소장 )씨가 자발적으로 공사를 맡았다. 전체 건립 비용 7500만원 중 3500만원을 성애원측이 댔다. 나머지는 박씨와 카페 건립에 뜻을 같이한 시민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철근.벽돌.유리 등 각종 자재 기증을 통해 보탰다.

카페는 셀프 서비스 방식으로 운영된다. 스스로 차를 타 마신 고객과 후원자가 성금을 내면 성애원은 카페 운영비를 뺀 수익금을 모아 그해 시설을 떠나는 아이에게 지원하게 된다. 카페는 또 원생들의 사회 적응 장소로도 활용된다. 휴일과 일요일에는 고학년 원생들이 토스트 등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팔거나 서비스하면서 사회성을 기르게 된다.

원치옥 원장(46)은 "카페를 일반 장애인에게도 개방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033-762-2107.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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