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노상 끼고 사는
휴대전화,
그 전자파가
사람의 유전자를 상하게 하고
변형시킨다고 하네요.
새삼스러운 소식 아니죠?
휴대전화가 없었을 때
당신 손엔 뭐가 들려 있었는지
기억하시나요?
누군가를 만나러 가던 길이나
누군가를 기다리던 장소에서
당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조바심이 있었죠.
조바심을 떨치기 위한
낙서가 있었고요.
서성대는 맘을 다독이느라
책읽기도 했던 거 같아요.
상대가 누구든 약속을 정해
사람을 만날 때는
설렘과 불안이 뒤섞인
기다림이 있잖아요.
전 요즘 막연한 공상에 젖어
기다리는 대신
전화기를 열어
상대를 채근합니다.
어디만큼 왔느냐,
어디만큼 간다.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다른 이에게 전화 걸기도 해요.
한 사람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기 전에
다른 만남을 만드는 거예요.
여백이 없어졌지요.
그래서 나의 삶이
튼튼해지고 윤택해졌는지는
자신이 없습니다.
휴대전화가 내 삶의 막간을
없앴다 해도,
그 전자파가
암을 일으킨다 해도
끼고 살 거란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당신은 어떠신가요?
*유럽연합(EU)의 지원 아래 EU 일곱 나라 12개 팀이 연구한 결과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사람의 유전자(DNA)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송은일(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