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모두 일어서세요, 만세! 만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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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KBS:경기 끝났습니다. 한국이 폴란드를 이겼습니다. 여러분 모두 일어서십시오, 여러분. 지금의 상황에서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대한민국 만세. 48년 만에 첫번째 승리를 얻어냈습니다(서기철 아나운서). 허정무 해설자는 목이 메어 아무 말도 못했다.

#MBC:네, 경기 끝났습니다. 전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줬고 우리 응원에 힘입어 기대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48년의 한을 우리 선수들이 말끔하게 씻어내면서 1승을 일궈냈네요.(차범근 해설위원)

#SBS:(중략) 저는 눈물이 나요. 좌절과 암흑 속에 빠져있었던 한국 축구가 이제 세계무대를 향한 첫걸음을 크게 내딛는 기쁨의 순간입니다.(눈시울을 훔친다) 저는 가슴이 메입니다.(신문선 위원)

후반 48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한국의 월드컵 첫승이라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온 국민이 환호에 들떠있는 동안 경기장 한켠의 방송 3사의 중계석도 눈물과 감동의 도가니로 변했다. 방송3사의 간판 해설위원들은 개성있는 해설 만큼이나 반응도 3인 3색이었다.

허정무 위원이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고 신문선 위원은 눈물을 훔쳤다. 반면 차범근 위원은 여전히 차분한 목소리로 감동을 안으로 삭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4일 벌어진 월드컵 한국 대 폴란드 전은 방송 3사를 통틀어 67.1%의 시청률(TNS 미디어 코리아 조사)을 기록, 그간 최고 기록인 드라마 '허준'(62.5%)을 제쳤다. 방송사별로는 MBC 31.4%, SBS 20.4%, KBS 16.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MBC는 차범근 해설위원의 차분하고 정확한 경기 해설 내용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특히 3사 중 유일하게 경기 종료 장면에서 웅장한 음악을 내보내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한편 SBS의 신문선·송재익 콤비는 "황선홍이 황새에서 봉황으로 바뀌었습니다" "한국은 16강의 7부 능선을 넘게 됩니다" 등 여전히 재치있는 비유로 눈길을 끌었다. KBS에는 고종수 선수가 특별출연해 새로운 시각으로 해설, 축구 관전을 더욱 흥미있게 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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