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앞서 간 주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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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주식시장에서 기업이 호재성 재료를 공시하기 전에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자본 규모가 작고 유통물량이 많지 않아 공시 내용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코스닥 종목들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신천개발은 지난 24일 낮 전일 주가 대비 19.23%의 고배당 계획을 공시하면서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이 종목의 주가는 이미 오전부터 8%나 급등해 고배당 계획이 공시 전에 유출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22일 장 종료 직전에 조달청에서 14억원 상당의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코미팜의 경우도 이미 전날 장 마감 무렵부터 주가가 급등했다.

거래소 대형 우량주 거래에도 이런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팬택앤큐리텔은 지난 20일 미국 오디오박스에 1000만대의 휴대전화를 납품하기로 했다고 발표, 주가가 7% 이상 폭등했다.

하지만 주가는 이미 15일부터 급등과 조정을 거치며 강세를 보였다. 최근 주력제품인 라면과 스낵가격을 대폭 올리기로 한 농심의 경우도 공시 전부터 주가가 미리 움직였다.

이와 관련, 증권 당국의 불공정거래 감시가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협회 김현철 주가감시팀장은 "공정공시가 나오기 전에 먼저 이상매매를 보인 종목에 대해선 1개월 정도 기간의 거래규모가 큰 계좌들을 찾아 매매행태를 집중 분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호재성 공시보다는 자금 횡령 등 악재성 공시가 나오기 전에 먼저 처분하다 적발된 사례가 몇 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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