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명의 고승들 삶의 지혜 설파 『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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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러시아인으로 한국에 귀화한 박노자 오슬로국립대 교수가 최근 "한국 불교가 참선(參禪)에 치우쳐 중생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한국 불교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수행이다.

무소유의 정신으로, 오로지 산중에 묻혀 깨달음 하나를 위해 용맹정진하는 스님들이 간간이 전해주는 법문들이 정신적 공황을 겪는 현대인들에게는 더 간절하다.

물론 산을 찾아 고승의 법문을 들을 수도 있지만 생활에 쫓기다 보면 그 또한 마음처럼 쉽지 않다. 그렇다면 한국경제신문 종교담당 기자 서화동씨가 우리 시대의 선지식 33명의 가르침을 담은 『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은행나무)를 펼쳐 보라. 오묘한 불법(佛法)의 세계를 기자 특유의 현학적이지 않고 쉬운 표현으로 풀어낸 책이어서 인생을 고민하는 대중이 있다면 길잡이가 되기에 충분하다. 조계종 종정인 법전 스님과 경남 함양 황대선원의 조실 성수 스님, 문경 봉암사 조실인 서암 스님, 서울 화계사 조실인 숭산 스님 등을 하루 한명씩 읽으면 한달간 마음의 평화가 보장된다.

'산은 갈수록 높고 물은 갈수록 깊어서''천하에 쉬운 것이 바른 이치''자성(自性)을 깨치면 그게 바로 천당이요 극락''자기 그릇을 키워라' 등 지혜의 말씀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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