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속출… 트루시에 돌출 발언 '예감'안좋은 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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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일본 대표팀은 선수 부상 등으로 뒤숭숭한 채 31일 월드컵 개막일을 맞았다.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의 돌출발언과 함께 잇따른 우환으로 팀 전체가 밝지 않은 모습이다. 때마침 일본 열도는 이날 하루종일 구름이 잔뜩 끼었고, 바람도 강하게 불었다.

일본팀은 지난달 30일 중앙수비수인 미야모토 쓰네야스(25)의 코뼈가 부러지는 일이 벌어졌다. 미야모토는 시즈오카현 이와타 스타디움에서 비공개로 벌어진 시즈오카 산업대와 가진 연습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헤딩 경합을 벌이다 얼굴을 부딪쳤다. 미야모토는 곧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코뼈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미야모토는 사흘 이상 훈련에 합류할 수 없어 4일 벨기에와의 첫 경기는 출전이 어렵게 됐다. 이날 일본 대표팀은 3-1로 이겼지만 대학팀에 한 골을 내주는 수모를 당한 셈이다.

미야모토 코뼈 골절

일본 대표팀의 스리백 수비 시스템에서 주전 중앙 수비수는 모리오카 류조다. 그러나 그는 허벅지 부상으로 두달 전 대표팀을 떠나 있다 지난달 25일 스웨덴과의 평가전 때 복귀했다. 그는 아직도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벨기에와의 경기 도중 그가 다치거나 퇴장당할 경우 일본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평소 완벽하리만큼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던 일본의 수비진은 지난달 2일 온두라스전에서 세 골을 허용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네 경기에서 8실점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또 공격의 핵인 오노 신지와 니시자와 아키노리가 최근 한달 새 연이은 맹장염으로 전력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달 25일 스웨덴전 직후 복통을 호소했던 오노 신지는 맹장염으로 밝혀져 치료를 받고 29일 팀에 합류했다. 그도 벨기에전 출전은 가능하겠지만 제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을지 불안감을 주고 있다.

"식사메뉴 간섭에 탈 나"

일본의 석간 후지는 31일 이와 관련, 축구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이 일본인의 대표적인 선호식품인 카레·라면을 대표팀 식사메뉴에서 제외시켜 평소 이를 무척 좋아하던 두 선수가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맹장염까지 앓게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루시에 감독은 1998년 9월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한 뒤 카레와 라면은 지나치게 지방이 많다며 두 식품을 대표팀 식사메뉴에서 뺐다.

이런 와중에 트루시에 감독은 최종 엔트리 선발을 둘러싼 명쾌하지 못한 처신과 잇따른 돌출발언으로 궁지에 몰려있는 상태다. 트루시에 감독은 자신의 문제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뜻하지 않은 잇따른 부상에 심기가 무척 불편한 것이다. 선수들도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마음이 가볍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도쿄=정영재·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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