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은 크지 않다.”
미국 경제분석기관인 콘퍼런스보드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윌리엄 애덤스(사진)의 말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글로벌 증권시장을 떨게 한 ‘중국 경기선행지수’를 산출하는 책임자다. 이날 그는 “4월 경기선행지수가 전달보다 1.7%포인트 증가한 것이 아니라 0.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마침 유럽 재정위기에 주눅 들어 있던 한국 등 아시아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중앙SUNDAY는 상하이에 상주하고 있는 애덤스에게 전화를 걸어 인터뷰했다.
美 콘퍼런스보드 중국 주재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애덤스
-선행지수를 왜 수정했는가.
“계산 착오 때문이었다. 중국 건설회사들이 짓는 건물 연면적을 보여 주는 데이터가 잘못됐다. 그런데 우리는 수정 이전에도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슨 뜻인가.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1.9%였다. 앞으로 6개월 뒤 성장률이 그 이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지는 않을 듯하다. 우리 선행지표는 중국 성장률이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보여 줄 뿐이다. 성장률이 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때문인가.
“베이징(중국 정부)은 은행 등에 전화를 걸어 건설회사 등에 돈 빌려 주는 것을 통제(창구 지도)하고 있다. 이런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본다.”
-중국 정부가 지나치게 긴축해 침체를 야기하지는 않을까.
“오버킬(overkill·과도한 긴축)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베이징은 중국 경제가 꾸준하게 성장하길 바란다. 중국 지도자들이 말하는 조화로운 사회를 위해 어느 정도 성장률은 필수적이다.”
-올해 중국 성장률은 어느 정도나 될까.
“콘퍼런스보드는 중국 경제가 올해 9~1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면 중국 정부가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성장률이다.”
-유럽이 긴축으로 침체에 빠지면 중국도 영향받지 않을까.
“중국은 유럽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 않다. 더욱이 요즘 중국 경제는 내수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스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 중국이 다시 침체에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
“아주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그리스 디폴트 선언이) 미국발 금융위기처럼 중국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하이·서울·도쿄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우리 선행지수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단 중국 상하이 증시는 너무 과민하게 반응한 듯하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 주가지수를 경기 예측에 쓰지 않고 있다.”
-콘퍼런스보드 선행지수가 부정확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월가의 경제 분석가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 통계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불신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