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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마담들 줄줄이 검찰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지난 25일 저녁 대통령 차남 김홍업씨 비리 의혹 수사가 한창인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주차장.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미모의 여성이 BMW 승용차에서 내려 본관 11층 중수부 특별조사실로 향했다.

대검 인근의 G룸살롱 마담으로 확인된 이 여인은 이날 밤 꼬박 홍업씨와 측근들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며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강남 일대 고급 유흥주점 전·현직 종사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홍업씨 술자리에 대한 수사로 지금까지 마담과 접객원 등 10여명이 중수부를 다녀갔다.

검찰이 이들을 통해 얻는 정보는 홍업씨와 친구 김성환·유진걸씨 등이 술자리를 가질 때 이들과 함께 있던 인사들이 누구였는지를 파악하는 것. 술값은 보통 얼마나 나왔는지, 계산은 주로 누가 했는지도 핵심 질문 사항이다.

이들의 진술에 따르면 1997년 이전까지는 평창종건 회장의 동생 유진걸씨가 홍업씨와 어울린 자리의 술값을 주로 냈지만 98년부터는 김성환씨가 이를 도맡았다.

이들은 외상 술도 자주 마셔 수년 전 홍업씨가 부이사장으로 있던 아태재단으로 술집 종업원이 술값을 받기 위해 찾아간 일도 있다고 한다.

마담들은 김성환씨가 홍업씨와 술을 마실 때 옆 방으로 사업가들을 부른 뒤 우연을 가장해 홍업씨에게 자연스럽게 이들을 소개한 일이 빈번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A그룹 둘째 아들·S건설사 대표 등이 이런 자리를 통해 홍업씨와 친분을 쌓은 것을 확인, 홍업씨의 이권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단서를 찾아내기도 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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