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삼바축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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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프랑스의 지단과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대결을 벌이고 싶다. 지단이 부상으로 예선전에 못나온다니 안타까울 뿐이다."(히바우두)

"컨디션도 좋고 체력도 문제없다.오랫동안 합숙훈련을 하면서 팀워크도 좋아졌다."(호나우두)

4년 전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에서의 참패, 그리고 한·일 월드컵 남미예선에서의 졸전.'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했지만 28일 울산 미포구장에서 만난 브라질 대표팀의 모습은 '당당한 우승후보' 그 자체였다.

1958년 스웨덴·62년 칠레 대회에 이어 70년 멕시코·94년 미국 대회에 이르기까지 역대 최다인 네차례 우승컵을 품에 안았던 '삼바 군단' 브라질 선수들에겐 남미 특유의 여유가 흘러넘쳤다.

오전 9시5분쯤 브라질 선수단 23명을 태운 버스가 훈련장에 도착하자 3백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었지만 이들은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차례로 질문을 받아들였다.

곧이어 실전을 방불케 하는 자체 청·백전에서는 다른 캠프와 달리 박수를 치고, 웃음소리가 터져나오는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했다.

그 이면에는 '돌아온' 호나우두가 있었다.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던 호나우두는 밝은 표정으로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컨디션은 최상"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잉글랜드가 지단이나 베컴의 부상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것과 달리 브라질은 호나우두·히바우두 등 '2R'이 최상의 컨디션이어서 어느 팀을 만나도 자신있다는 표정이었다.

더구나 과거에는 개막전 2주일만 합숙훈련을 했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4월 중순부터 합숙에 들어가 팀워크도 문제없다.

이날 연습경기에는 주전팀에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 등이 날카로운 공격을 뽐냈고, 미드필드에는 카푸와 카를루스·에메르손 등이 투입됐다.

연습경기를 마친 뒤에는 호나우두·히바우두·호나우디뉴·카푸·데니우손 등 8명이 아크 정면과 좌우에서 돌아가며 30여분간 중거리 슈팅 훈련을 했다.

이날 훈련을 지켜본 브라질 인포 글로보지의 안드레 구아라비라 기자는 "대표팀의 컨디션이 80% 수준 이상으로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며 "부상선수가 없는 데다 오랜 기간 합숙훈련으로 다져진 팀워크도 최상이어서 우승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호나우두는 "한국대표팀의 경기를 TV로 봤다. 프랑스와의 경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스코틀랜드전에서는 머리가 긴 선수(안정환)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한국팀은 히딩크 감독의 지도 아래 실력이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울산=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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