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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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BS 밤 10시=질그릇처럼 투박한 맛을 물씬 풍기는 배우가 프랑스의 장 폴 벨몽도(69)다. 부담스럽지 않은 외모와 달리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연기로 프랑스의 국민 배우로 불린다. 알랭 들롱과 함께 1960년대 이후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했던 연기자로 유명하다.

같은 갱스터 영화라도 들롱이 어둡고 침울한 역을 많이 연기했다면 벨몽도는 그와 반대로 밝고 쾌활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암살자'도 갱스터 영화다. 1930년대 중반부터 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를 배경으로 암흑가의 우정을 진득하게 그려낸다. 벨몽도의 출연작 가운데 '범작'으로 분류되지만 그의 면모를 기억하고 있는 올드팬들에겐 반가울 수도 있다.

영화는 절친한 친구였던 자비에(미셸 콩스탕텐)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투옥되자 이를 구출하려는 로베르토(벨몽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시칠리아에 살던 로베르토는 친구를 감옥에게 빼내기 위해 마르세유로 온다. 그리고 친구에게 누명을 씌운 마피아 보스를 죽이고, 친구의 변호사 비용을 모은다. 하지만 재판에서 패한 그는 친구가 갇힌 감옥에 자청해 들어가는데…. 1972년작. 원제 La Scoumoune. ★★★(★ 다섯개 만점)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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