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적자 줄이자” 칼 뽑은 사르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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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 때는 되도록 우리 대사관이나 영사관 숙소에 묵도록 하라. 그게 여의치 않을 때는 호텔을 이용하되, 고급 호텔은 피하도록 하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수아 피용 총리에게 장관들의 활동비를 줄이도록 지시하는 문서를 보냈다. 이에 따르면 프랑스의 각료들은 앞으로 기차로 3시간 이내의 거리로 출장을 갈 때는 항공기를 이용할 수 없고, 해외 출장 때 전용 항공기를 임차하려면 대통령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013년까지 정부 보유 차량 1만 대,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공공 관저 7000채, 정부에서 사용하는 항공기 두 대를 매각하라는 지시도 했다.

사르코지는 자신이 참가하는 사냥 행사도 열지 않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에는 대통령이 해마다 호화로운 고성(古城) 샹보르성으로 각계의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동반 사냥을 하는 전통이 있다. 그는 혁명기념일(7월 14일)에 대통령궁에서 진행되는 가든파티도 올해는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프랑스는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향후 3년 동안 1000억 유로(약 150조원)의 예산을 삭감할 계획이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한 장관이 쿠바산 시가를 구입하는 데 공금 1만2000유로를 쓴 것으로 드러나는 등 정부 각료들의 예산 유용 사례가 잇따라 불거져 논란이 됐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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