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윤일봉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1면

3년 전 영화진흥공사(현재 영진위)사장 임기를 마친 뒤 모습을 통 드러내지 않고 있는 영화배우 윤일봉(68·사진)씨. 부인의 말을 빌리면 "공직에 있던 사람이 매스컴 앞에 함부로 나서기가 조심스러워" 그간 공식적인 자리에 나서지 않았다. 자택이 있는 분당의 근교에서 골프를 치는 게 활동의 전부일 정도로 그는 조용히 지내고 있다.

영화인협회나 배우협회 등의 동료·후배들을 가끔 만나 담소를 나누는 정도다.

요즘 그의 가장 큰 낙은 국립발레단 발레리나인 외동딸 혜진(22)씨의 공연을 보러 가 응원하는 것이다. 마흔이 넘어 얻은 귀한 딸 혜진씨는 지난해말 '호두까기 인형'으로 국내에서는 최연소로 주역급 발레리나가 된 촉망받는 샛별.

어렸을 때 심장이 약해 윤씨가 건강을 위해 발레를 권했는데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지난 주말도 혜진씨가 출연한 국립발레단의 정기 공연인 '해설이 있는 발레'를 관람했다. 그는 딸의 공연 때 김지미·신영균·신성일씨 등 영화계의 오랜 지기(知己)들을 초대해 공연장 분위기를 띄우는 등 딸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기로 소문나 있다. 그는 평소에도 발레 공연을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딸과 함께 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발레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예술이므로 연기와 일맥상통한다"는 지론에서다.

60년대 청춘스타, 또 대종상을 수차례 받은 관록의 배우지만 요즘 그는 23일 열리는 '돈키호테' 오디션에서 딸이 좋은 결과를 거둘지 신경을 곤두세우는 '평범한 아빠'다.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