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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팀 철통 경호… 관중 통제는 유연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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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 여부는 역시 안전(安全)에 달려 있다. 지난해 9월 뉴욕 세계무역센터 항공기 자폭 테러 이후 국제 테러조직에 대한 경각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극렬 축구팬 '훌리건'도 경계해야 할 위협거리다.

대회 안전대책을 사전 협의·총괄하는 월드컵 안전대책통제본부와 경찰청 내 월드컵기획단은 경기장·공항 등에서 충분한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축구팬들에게 위압감을 주지 않는 '부드러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훌리건 대책

영국 국가범죄정보국(NCIS) 훌리건 정보과,네덜란드 축구폭력중앙정보센터(CIV)등 훌리건 대책 전문기관들에서 선진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죄질이 나빠 영국 정부가 대회기간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C등급의 악성 훌리건 8백명을 비롯, 독일·크로아티아 등에서 모두 2천6백명의 훌리건 명단을 넘겨받아 입국을 금지해놓은 상태다.

개막에 임박해서는 유럽 14개국으로부터 훌리건 적발·퇴출 전문가들인 훌리건 전담 경찰관 23명을 지원받아 '훌리건 감시조(Spotter)'를 편성해 운용한다. 전과는 없지만 폭도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는 열성 축구팬들은 강압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부드럽게 통제할 계획이다.

월드컵기획단의 박노현 계장은 "단체로 입국하는 유럽의 극성 축구팬들에 대해서는 공항에서부터 숙소나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미리 파악하고 있다가 위험하리라 생각되는 지점에 경찰 병력을 투입, 폭도화하는 것을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를 전후해 집단으로 행진하며 노래를 부르거나 구호를 외치는 행동까지는 허용하되 차도를 막거나 기물을 파손하기 시작하면 바로 진압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진압하기 전 훌리건들의 국적에 따라 영어·독일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중국어 등 5개국 언어로 사전 경고방송을 하게 된다.

◇선수단 보호

한국에서 경기를 하는 16개 팀에 대한 '그림자 경호'가 1차 목표다. 미디어 연락관 등과 함께 안전 연락관을 선수단 차량에 동승시킬 방침이다.

16개 선수단의 일거수 일투족은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을 통해 오차범위 20~30m까지 24시간 파악하게 된다. 상황이 발생하면 군 특수부대·경찰 특공대 등이 투입된다.

경호의 기본단위는 팀별로 4명씩 따라붙는 무장 신변보호대. 이들은 전직 경찰 특공대원들로 실전 경험이 풍부하다. 요주의 경호 대상인 미국 선수단의 경우 현역 특공대원들로 구성된 특별경호팀이 은밀하게 따라붙는다. 신변보호대와는 별도로 역시 특공대 출신들로 구성된 2백명 규모의 예비대가 24시간 비상대기하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다.

◇테러대책

국제공항·경기장·선수단 숙소 등이 테러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주요 경비대상. 경찰청은 인천공항 등 전국 23개 공항과 항만에 이미 3천여명의 안전요원을 파견했다.

국제미디어센터(IMC) 지하 주차장 입구에는 차량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차체 바닥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차량 하부 감시 CCTV가 설치됐다.IMC와 경기장에는 폭발물 탐지견도 네마리씩 배치된다.

한국월드컵조직위(KOWOC) 안전부의 이인상 담당관은 "검색요원, 훌리건 전담부대, 관중석 안전요원, 예비특공대, FIFA 요인 등 VIP 경호요원(신변보호대), 외곽의 기마 경찰대 등 경기장 별로 2천여명 정도가 투입돼 월드컵 안전 및 경호를 맡게 된다"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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