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心잡기 '공들이기' 부처님 오신날 행사 정치권 총출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부처님 오신 날인 19일 정치권은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법요식에 대거 참석해 양대선거를 앞두고 '불심(佛心)'잡기 경쟁을 벌였다.

민주당 노무현(武鉉)후보가 몸살로 불참하는 바람에 한나라당 이회창(會昌)후보와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행사에 앞서 각당 대표들의 예방을 받은 정대(正大)조계종 총무원장은 "후보가 과로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연락을 했다"고 설명했다.

후보가 자리를 뜨면서 봉축헌금을 건네자 정대 원장은 "선거운동 하시라고 제가 오히려 돈을 드려야 하는데…"라고 했다. 이어 韓대표가 헌금을 전달하며 "한나라당만큼 부자가 아니어서 죄송하다"고 말하자 정대 원장은 "집권당이 부자가 아니라면 문제가 있다"며 역시 농담을 했다.

조계사측은 대웅전 앞 내빈석을 이회창 후보-노무현 후보-한화갑 대표-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대표 순으로 배치했다.

그러나 徐대표가 행사장에 먼저 도착해 韓대표 자리에 앉는 등 자리를 놓고 신경전도 벌어졌다. 행사가 끝난 뒤 후보가 단상에서 합장인사를 하자 많은 박수가 나왔고 일부 불자들은 '이회창'을 연호했다.

그러자 민주당 당직자들은 "후보가 있었으면 달랐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