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재벌 수천명" 美 포브스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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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국이 사회주의적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면서 탄생한 재벌이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작성한 중국 자산가 명단에는 중국 최고 갑부인 시왕그룹 총재 류융항(劉永行)과 CITIC 퍼시픽 그룹의 룽이런(榮毅仁)을 비롯해 수천명의 자산가가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1980년대 들어 경제자유화의 폭을 넓히면서 민간부문에 대한 각종 통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해 사기업의 성장을 지원한 결과가 재벌의 양산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혁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주창한 '선부기래(先富起來·우선 잘 살고 보자)'의 구호대로 해외자본을 유치해 돈을 번 기업가들을 중심으로 재벌층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재벌들의 씀씀이는 대단하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벤틀리·BMW를 비롯해 50만달러(약 6억5천만원)짜리 람보르기니 승용차도 부담없이 구입한다.

자녀들은 미국의 유명 사립학교에 진학시키고 사무실 건물은 최고급 호텔과 같은 내부장식을 자랑한다. 남서부 청두(成都)에 세워진 고급주택가의 집 한채 값은 최고 6백만위안(약 9억6천만원)을 호가한다.

한번에 1천위안(약 16만원)짜리 피부 마사지도 부유층 젊은 여성들에게는 필수코스다. 중국인 근로자의 한달 평균수입은 7백~1천위안에 불과하다.

상위 20%의 고소득자들이 전체 자산의 47%를 차지하는 등 빈부격차가 당연히 중국의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중국인의 70%가 빈부격차를 심각한 사회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20년 동안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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