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문제 말 바꾼 DJ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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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과 청와대는 아들과 친인척 관리에 자신감을 보였으나 김홍걸씨의 검찰 소환으로 그동안의 장담이 무색하게 됐다. 홍걸씨 파문을 계기로 관련 어록을 살펴본다.

◇金대통령 발언

▶1998년 1월 18일, 국민과 대화(대통령 당선자 시절)="친인척 문제는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굉장히 경계해야 할 문제다. 내 친인척은 물론 엄중 관리하겠다. 그들은 과거 수십년 동안 박해받고 사업도 못하고 직장에서 쫓겨나고 했었는데 이제 그것만 풀리면 되니까 살 것 같다고 한다. 친인척 관리는 내가 잘 할 것이다. 그들도 잘 할 것이니 국민은 큰 걱정을 안해도 될 것이다. 내게 맡겨 달라."

▶2002년 1월 7일, 청와대 경제 전문가 간담회(자민련 鄭宇澤의원의 질문에 답하며)="큰 아들(金弘一의원)은 선거 때 (진승현씨가)와서 돈 5천만원을 주겠다는 것을 거절했고, 작은 아들(弘業씨)은 (陳씨의 로비스트 최택곤씨가)'도와달라'고 했으나 '그럴 수 없다'고 돌려 보냈다. 사실이 이런데도 항간에는 연루된 것처럼 헛소문이 돌고 있다."

이어 1월 14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金대통령은 각종 게이트에 연루 의혹이 있는 '일부 공직자'와 '청와대의 전·현직 직원'에 대해 사과했지만 아들들과 친인척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3월 27일, 언론사 주필과의 오찬="아태재단은 이용호와는 관계없고, 김성환도 직접적으론 관계없다고 들었다. (김성환이)둘째 자식(홍업씨)의 친구라 돈 거래가 있었다고 한다."

▶5월 6일, 박지원(朴智元)비서실장이 대독한 성명서="최근 자식들과 몇몇 주변 인사들로 인해 일어난 사회적 물의와 국민 여러분의 질책에 대해 뭐라 사과해야 할지 모르겠다.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린다."

◇청와대측 설명도 아리송

미국 로스앤젤레스 팔로스버디스에 있는 홍걸씨의 1백만달러짜리(은행융자 60만달러, 일시금 지불 40만달러) 고급 주택의 자금출처에 대한 청와대측의 설명도 석연치 않았다. 홍걸씨는 2000년 5월 이 집을 구입했다.

2001년 3월 19일, 이신범(李信範)전 한나라당 의원이 주택 문제를 LA에서 처음 폭로했을 때 홍걸씨 측근은 "일시금은 오랜 지인이 빌려줬다. 융자 상환금은 홍걸씨가 모 대학연구소에서 일정 급여를 받으며 인권문제를 연구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후 청와대측은 홍걸씨 측근의 말을 계속 인용했다.또 홍걸씨가 근무했던 퍼모나대학의 태평양연구소는 4월 23일 낸 공식 보도자료에서 "홍걸씨가 2000년 10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그의 학력에 따른 통상적인 급여를 받았다. 그는 그 후엔 더 이상 연구소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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