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사'가 끝나면 어떡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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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싫어!"

무혁(소지섭)의 이 한 마디가 '미사 돌팅'들의 숨을 멎게 했다. 윤(정경호)이 무혁에게 전화를 걸어 "그만 은채(임수정)의 손을 놔주자"고 설득하자 무혁은 이 말을 내뱉고는 은채를 향해 뛰어간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어 은채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무혁의 절박함을 집약한 대사. 진짜로 목이 메지 않고서는 낼 수 없었을 쉰 목소리는 연기가 아니라 현실 같았다. "드라마를 찍는 동안 소지섭이 아닌 차무혁으로 살겠다"던 소지섭의 다짐은 빈말이 아니었다.

KBS 2TV 16부작 월화 미니시리즈 '미안하다 사랑한다(미사)'가 마지막 두 회를 남겨두고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지난 21일 방영된 14회분의 시청률은 27.1%(TNS 미디어 조사)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23.3%를 기록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시간대에 방영하는 SBS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17.2%)와 MBC '영웅시대'(14.4%) 시청률은 별다른 변동이 없는데 '미사' 시청률만 유독 뛰는 것도 눈길을 끈다.

다른 채널 시청자를 뺏은 게 아니라 그 시간대에 TV를 보지 않던 사람들까지 브라운관 앞에 끌어다 앉힌 셈이다.

주인공 소지섭과 임수정을 비롯한 출연진의 안정적인 연기와 개성 있는 캐릭터가 드라마의 성공 요인. 기존에 접하기 힘들었던 독특한 소재와 탄탄하고 극적인 줄거리, 빠른 장면 전환, 빼어난 영상미 등 이경희 작가와 이형민 PD의 역량이 만만치 않다.

특정 드라마에 중독된 시청자를 일컫는 '○○ 폐인'에 필적할 만한 '미사 돌팅'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미사 돌팅'은 극중 무혁이 은채를 "돌팅아"라고 부르는데서 착안, 미사 팬들이 스스로 붙인 별명이다. 시청자 소감 게시판에는 이미 40만건에 육박하는 글이 올랐다. "다음 주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혁이 죽는 거 어떻게 봐"(ixnxvxu), "무혁의 죽음보다 더 슬픈 건 미사가 다음주에 끝난다는 거예요"(goyoung22)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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