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임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이양을 만났다. 임씨는 “처음이라 쑥스럽기도 했지만 금세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며 “직접 만나 대화를 하니 훨씬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둘은 함께 점심을 먹으며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장기 계획을 세우는 법, 과목별 학습 방법 등에 대한 생각도 주고받았다. 캠퍼스를 걸으며 사진도 찍고 학교 구석구석을 구경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대학 선후배가 돼 교정에서 만나자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이양은 임씨에게 작은 선물과 편지로 마음을 표현했다.
며칠 후 임씨는 이양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고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앞으로 언니를 무한 숭배할 게요!” 임씨가 조언해준 공부법으로 효과를 얻은 이양이 기쁨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임씨는 멘토링을 통해 자신도 깨달은 것이 많다고 말했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주영이가 저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고마웠어요. 부끄럽지 않은 멘토가 돼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멘토링을 통해 저도 좀 더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이씨는 외국어영역에 대해 특히 고민이 많았던 김양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자신의 고1~3학년 모의고사 성적표를 모두 꺼냈다. 외국어영역 점수와 등급이 보이도록 스캔한 뒤 김양에게 e-메일로 보냈다. 명확한 수치가 눈으로 보이는 성적표를 가지고 해준 이씨의 조언은 효과 만점이었다. “나도 열심히 공부 해야겠다”고 다짐한 김양은 외국어영역 성적 향상으로 보답했다.
이씨는 올 3~4월 상담전문교사로 교생실습을 다녀온 경험도 십분 발휘했다. 학생 진로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김양의 진로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준 것. 학과 선택 시 주의점에 대한 신문 기사와 김양의 관심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에 대한 인터뷰 기사 등을 스크랩해서 보내줬다.
요즘 이씨와 김양은 기말고사 시험이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일찌감치 한 번 만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김양이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시험 이후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나를 친언니처럼 여기고 먼저 연락도 하는 등 편하게 대해줘 고맙다”며 “얼른 만나 캠퍼스 구경도 시켜주고 얼굴을 보며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양도 “늦은 시간에 질문을 보내도 언제나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는 언니가 있어 든든하다”며 “언니와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공신 프로젝트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에서는 2주마다 ‘베스트 멘토’를 선정한다. 멘토·멘티의 피드백을 통해 우수 멘토를 선발하는 것이다. 베스트 멘토로 뽑히면 활동이 끝난 후 봉사활동 인증서와 소정의 장학금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