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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미술관 서울관 짓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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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관람이 아니라 관광을 떠나야 하는 과천 산골 국립현대미술관을 서울 도심으로 옮겨 국민 품으로 돌려줍시다.'

미술계가 한 목소리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서울관 설치를 외치고 나섰다. 서울 소격동을 떠나 과천으로 옮길 예정인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이전 계획에 따라 그 자리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세우자는 강력한 주장이다.

21일 오후 2시 서울 경복궁 안 옛 국립중앙박물관 강당에서 열린 '기무사 부지를 활용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을 위한 세미나' 현장은 미술계의 오랜 염원을 밝히는 자리로 뜨거웠다.

한국문화정책연구원(원장 이영욱)과 한국미술협회(이사장 하철경), 민족미술인협의회(회장 여운), 미술인회의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세미나는 1995년 문화예술인들이 청원을 낸 지 10년을 맞아 처음 공개 토론의 말문을 튼 셈이 됐다.

지난해 취임한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꼭 이뤄내야 할 첫째 사업으로 들었을 만큼 미술관의 서울 이전은 대 국민 서비스 차원에서도 시급한 과제로 꼽혀왔다. 이런 미술계의 염원을 대변하는 듯 발제자들의 발표와 이에 대한 토론은 신중하면서도 절실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식민지 체제를 경험한 국가의 도시들은 대부분 통치기구로서의 관공서가 중심에 자리했다"며 "탈식민지.탈권위주의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문화시설이 도심에 설립되는 것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영범 경기대 교수는 새 국립현대미술관의 위치로 사간동 화랑가와 북촌과 연계된 기무사 부지가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김성원 동덕여대 교수와 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미술관 건립이 21세기의 문화 전략과 새로운 미술지형 변화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 발표하며 국립현대미술관 설립의 시급함을 지적했다.

범문화예술계는 이날 세미나를 계기로 가칭'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서울관 건립 여론을 이끌어나가기로 했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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