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소장파 약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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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처럼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 한나라당은 10일 선출직 최고위원(7명) 경선을 통해 지도부를 구성한다.

경선 출마자는 모두 17명. 이중 홍일점인 김정숙(金貞淑)의원은 최고위원 당선이 확정된 상태다. 선출직 한 자리는 무조건 여성 출마자에게 주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머지 6석을 놓고 16명이 치열한 득표 경쟁을 하고 있다. 초점은 이번 경선을 통해 당 지도부의 면모가 과연 쇄신될 것인가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5, 6공(共)출신의 민정계 중심으로 움직여 왔다. 후보가 총재로 있을 때 그는 주로 민정계 중진들의 도움을 받았다. 비주류나 소장파들이 지적한 '측근 정치' 문제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이번에도 민정계 출마자들이 다수다. 김진재(金鎭載)·강창희(姜昌熙)·박희태(朴熺太)·강재섭(姜在涉)·하순봉(河舜鳳)·김기배(金杞培)·김일윤(金一潤)의원과 이해구(海龜)·함종한(咸鍾漢)전 의원이 그들이다.

반면 민주계는 서청원(徐淸源)·강인섭(姜仁燮)의원과 김호일(金浩一)전 의원 등 세명, 소장파는 재선의 정형근(鄭亨根)·홍준표(洪準杓)·안상수(安商守)의원과 초선인 김부겸(金富謙)의원 등 네명이다.

이들 중 서청원·강재섭·하순봉·박희태 의원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김진재·강창희·김기배·김일윤 의원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민정계 싹쓸이론'에 대한 경계심이 확산되며 막판 경선 판도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서청원·강인섭 의원과 소장파 4인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정계가 최고위원단을 장악할 경우 이회창 후보에게 할당된 지명직 최고위원 한명으로 개혁 이미지를 보강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 경우 후보는 이부영(富榮)의원을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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