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카약으로 제주섬 일주 … 제주의 미 세계에 알릴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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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어디 흔한가요? 제주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제주에 사는 두 외국인이 섬을 둘러싼 바다를 한 바퀴 돌겠다고 나섰다. 쉐린 히바드(51·여)와 스티브 오버하우저(31)가 주인공이다. 히바드는 수영으로, 오버하우저는 카약(1~2인승의 경주용 작은 배)을 타고 노를 저어 제주 앞바다 250㎞를 일주하겠다는 것이다.

‘제주근해 수영일주 프로젝트’라는 팀을 꾸린 이들은 7월 말 대장정을 시작해 30일 동안 섬을 일주할 예정이다. 낮에는 수영과 노젓기를 하다 저녁이면 섬에 상륙해 민박과 야영텐트 생활을 하게 된다. 일주하는 동안 거의 매일 같이 일지와 사진을 블로그에 올려 세계 각국의 네티즌에게 제주도의 풍광을 알리게 된다.

7월말 수영과 카약으로 30일간 제주 해안 250㎞를 한바퀴 도는 히바드(오른쪽)과 오버하우저가 제주시 삼양검은모래해변에서 훈련 도중 포즈를 잡았다. [프리랜서 김영하]

히바드는 2004년 고향인 호주 시드니를 떠나 제주에 왔다. 현재 제주대 부속중학교 원어민 교사로 일하고 있다. 틈나는 대로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그는 “제주 바닷속 비경은 세계 어느 곳보다 아름답다”는 제주바다 예찬론자다. 2년 전 제주시 한림읍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해녀양성과정인 ‘한수풀 해녀학교’가 생기자 1기로 들어가 ‘물질’까지 배웠다.

그와 호흡을 맞추는 오버하우저는 미국 버지니아주 출신이다. 2008년 제주에 건너와 현재 구좌읍 세화고등학교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하고 있다. 제주의 한 케이블방송사에서 영어뉴스 리포터로도 활동 중인 그는 강에서 급류를 타는 래프팅과 좌우로 노를 젓는 카약이 취미다. 그는 같은 마을에 사는 히바드로부터 “함께 힘을 모아 세계자연유산 제주도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이벤트를 열어보자”는 제안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중순부터 집 근처인 삼양검은모래 해변에서 평일에는 하루 2시간, 주말에는 3~4시간씩 맹훈련을 하고 있다. 둘의 계획이 주변에 알려지자 제주대 학생인 현성미(23)씨와 친구들이 이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해상에서 수영과 카약으로 움직일 동안 현씨 등은 통신과 보급 지원을 맡는다. 현씨는 “고향 제주를 알리겠다는 데 당연히 도와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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