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끝>과학두뇌 본산 대전 : '엑스포 노하우'4천여 봉사자 든든

대 전의 월드컵 주제는 '과학 월드컵'이다. 우리나라의 싱크탱크인 대덕연구단지가 자리잡고 있는 데다 1993년 대전엑스포를 치른 자신감으로 국내외에 과학기술도시 대전을 널리 홍보한다는 게 대전시의 구상이다. 월드컵 문화행사도 첨단과학과 전통예술의 접목에 초점을 맞췄다. 6월 6일부터 23일까지 엑스포공원과 엑스포다리 일대에서 열리는 '2002 대전 인형·로봇 페스티벌'이 대표적 행사다.

#경험 풍부한 자원봉사자들

자원봉사 인력이 최대 자산이다. 자원봉사 신청자 수는 대전시의 목표를 훨씬 웃도는 4천7백65명에 이른다. 특히 대전엑스포 때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시민들이 이번에도 상당수 신청했으며, 대덕단지에 근무하는 2만여명의 석·박사급 연구원의 부인들이 외국생활 경험을 활용하겠다며 대거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다만 스페인·폴란드·포르투갈·크로아티아 등 특수지역 언어의 통역 자원봉사자가 아직 부족한 편이다.

숙박시설은 국내 어느 개최도시보다 충분하다. 대전엑스포 당시 숙박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했기 때문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월드컵 때 숙박 수요는 1만1천3백실이지만 현재 확보한 객실 수는 연수원·민박 등을 포함, 수요의 두배가 넘는 2만4천3백80실이다. 전주·광주 등 인근 개최도시의 관광객들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다.

교통·주차시설도 마무리됐다.1번 국도 등 경기장으로 가는 길 4개 구간(총길이 9㎞)을 왕복 2차로에서 10차로로 넓히는 공사도 최근 끝났다. 주차장은 수요(5천7백50면)보다 3천2백33면(56%)이 많은 8천9백73면을 갖췄다.

#"육미삼주(味三酒)맛보며 즐겨요"

첫 경기 하루 전인 6월 11일 오후 5시부터 다섯시간 동안 둔산대공원 일대에서 전야제가 열린다. 3군의장대·고적대 공연과 출전국 민속공연단의 거리 퍼레이드를 비롯해 시민 가요제, 지역출신 연예인 공연과 촛불축제·음악회 등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6월 12일엔 한·일 월드컵 개최 20개 도시 중 유일하게 선보이는 3군 군악대 마칭쇼(5백명 참가)가 경기장을 수놓는다.

경기가 열리는 사흘 동안 경기장에선 플라잉 퍼포먼스(12지신상 복장을 한 사람들이 경기장 지붕에서 운동장으로 뛰어 내려오는 것)와 멀티미디어쇼가 펼쳐져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6월 11일부터 19일까지 매일 오후 2시~밤 12시 유성 문화의 거리와 둔산대공원·으능정이 거리 등에서는 세계 인형 및 로봇페스티벌, 본선 진출 32개국의 민속공연, 유머 및 청소년축제 등이 어우러진다.

현재 8개 코스로 운영 중인 대전시티투어는 월드컵 기간엔 충남·북 및 전북권까지 포함, 13개 코스로 확대된다. 국내 동물원 가운데 처음으로 마운틴사파리(나무 위에 올라가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것)를 갖추고 5일 문을 연 대전동물원도 자연탐방 코스에 포함돼 있다.

월드컵 기간 중 엑스포 남문광장에서 대전의 대표적 먹거리인 육미삼주 축제가 열린다. 육미는 삼계탕·설렁탕·돌솥밥·구즉 도토리묵·숯골냉면·대청호 민물고기 매운탕을,삼주는 동춘당 국화주·구즉농주·대청 참오미자주를 일컫는다.

#유일한 국산 잔디 경기장

대전 경기장은 호남고속도로 유성인터체인지 바로 옆에 자리잡아 교통이 편리하다. 전통 가옥의 안마당처럼 아늑한 느낌이 들도록 불필요한 장식을 최대한 억제했다.

경기장 지붕은 전체 길이 40m 중 15m를 여닫을 수 있는 반개폐식(半開閉式)으로 설계돼 비가 와도 관중의 70%가 비를 피할 수 있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볼 수 있도록 관중석 남·북쪽에 각각 길이 25m, 높이 8.7m의 대형 전광판이 설치됐다.

60개의 출입문이 거미줄처럼 설치돼 있어 경기가 끝난 뒤 4만1천여명의 관중이 7분6초 만에 모두 퇴장할 수 있다. 국산 들잔디가 깔린 운동장은 관리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대전시는 월드컵 후 경기장에 ▶스포츠시설(골프연습장·수영장·헬스장 등 5종)▶문화시설(게임센터·유스호스텔)▶편익시설(할인매장·식당·기념품전시장 등 5종)을 만들어 민간에 임대할 방침이다.

대전=최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