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딸·김일성 아들 만나나 김정일, 朴전대통령에 관심 커 성사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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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근혜(朴槿惠·얼굴(左))의원이 5일 북한 김정일(金正日·(右))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조만간 확실하게 밝히겠다"며 분명한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그의 보좌진은 확신하는 분위기다. 金위원장이 6·15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근대화운동과 통치스타일에 많은 관심을 보인 만큼, 성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朴의원은 朴전대통령의 장녀고, 金위원장은 김일성(金日成)전 주석의 아들이다. 육영수(英修)여사는 북한의 지령을 받은 간첩에게 피살됐다. 이에 대해 朴의원은 "개인적으로 불행을 겪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남북간의 평화 공존과 정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면담이 이뤄지면 큰 상징적 의미를 갖는 셈이다. 朴의원은 '평양 이벤트'로 침체된 자신의 창당작업이 활력을 찾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지난 2월 말 한나라당 탈당 이후 그의 지지율은 '노풍'에 부닥쳐 답보 상태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김정일 위원장이 답방하면 만날 수 있다"고 했던 만큼 선수(先手)의 의미가 있다.

여권의 지원 여부와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추측이 일고 있다. 여권은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때도 朴의원을 데려가려 했었다. 그러나 朴의원은 "'유럽연합-한국재단'의 이사 자격일 뿐"이라며 여권과의 연계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누가 동행하나.

"유럽연합-한국재단의 장 자크 그로하 이사장, 신희석(申熙錫)·지동훈(池東勳)이사 등 4명이 간다."

-어떻게 가게 됐나.

"지난해 5월 재단이 발족한 뒤 북한 어린이에게 축구공 3만개를 보내는 등 여러가지 활동을 했다. 북한과 어린이 축구대회도 예정돼 있고, 베이징(北京)에서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할 계획도 있다. 북한이 재단 이사를 한꺼번에 초청했다. 나는 지난 3월부터 재단 이사로 활동해 초청받았다. 민주당 김민석(金民錫)의원은 이사지만 초청받지 않았다."

-무슨 얘기를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정착이므로 그런 이야기를 하겠다."

-북한의 민화협은 민간단체인데 평화정착을 얘기할 수 있나.

"북한 당국자를 만날 것으로 안다. 일정은 협의 중이다."

-정부가 도움이나 북한에 전달할 메시지를 줬나.

"도움도 받지 않았고, 메시지도 없다."

-정몽준(鄭夢準)의원도 15~16일 방북하는데.

"관계 없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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