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라, 태극전사 그대들은 최고였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72호 01면

한국 축구대표팀의 수비수 차두리가 27일 새벽(한국시간) 우루과이에 1-2로 아쉽게 패한 뒤 울음을 터뜨리며 유니폼 상의로 눈물을 닦고 있다. [포트엘리자베스 로이터=뉴시스]

투혼은 빛났다. 공격은 매섭고도 조직적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방심이 뼈아팠다.
대한민국 축구가 남아공 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끝난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1-2로 아쉽게 패했다.

우루과이에 1-2 분패, 8강 좌절

대표팀은 전반 8분 골키퍼와 수비라인의 실수로 선제골을 내줬다.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는 디에고 포를란의 측면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한국의 골그물을 흔들었다. 한국 수비라인이 모두 자리를 갖춘 상황이었다. 크로스의 속도와 각도는 전혀 예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올라온 크로스를 서로 양보하다 사달이 났다. 수비수는 골키퍼가 잡는 줄 알았고, 스타트가 늦었던 골키퍼 정성룡(성남)은 공을 차내지도, 잡지도 못했다.

대표팀은 전반전 중반부터 실점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미드필드에서 조직력을 회복하며 우루과이의 골문을 세차게 두들겼다. 결실은 후반 23분 찾아왔다. 허정무팀의 무기 세트피스는 16강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왼쪽 측면에서 기성용(셀틱)의 프리킥이 문전에서 우루과이 수비수 호르헤 푸실레의 머리를 맞고 솟구치자 이청용(볼턴)이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우루과이 편이었다. 우루과이는 후반 35분 수아레스가 예리한 오른발 킥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경기 후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허정무 감독은 “경기는 우리가 지배했다. 하지만 골 찬스에서 마무리를 해주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쉽다. 선수들에게 고맙고 성원해 주신 국민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 경기를 통해 월드컵 16강 팀의 자격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우루과이를 경기 내내 몰아붙였다. 볼 점유율에서 우루과이를 10% 앞섰다.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에 쓰러진 선수들의 얼굴에는 여느 때보다 진한 아쉬움이 어려 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