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망신' 들끓는 독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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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유럽 축구의 자존심이라던 전차군단이 한국에 패배하자 독일이 들끓고 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 등 독일 유력 언론들은 일제히 체육면 머리기사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독일 국가대표 축구팀이 첫 패배를 기록했다고 보도하면서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공영방송인 ARD와 ZDF 등도 선수 반응과 전문가들의 분석을 곁들여 특집방송을 내보냈다.

독일 시청자들은 황금시간대인 일요일 오전 11시(현지시간)에 위성중계로 방영된 한국전에서 전차군단이 무기력하게 무너지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한 시청자는 "2006년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한다던 독일팀이 이게 무슨 망신이냐"면서 야유를 보냈다.

최대 발행부수의 일간 빌트는 20일자에서 "클린스만이 처음으로 얻어맞았다. 독일팀은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잘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매섭게 질타했다. 일간 디벨트는 "일본과 달리 한국팀은 독일팀에 전혀 존경심을 보이지 않았고, 억세게 몸으로 밀어붙이는 경기방식은 현 대표팀의 구미에 전혀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DPA통신은 "발락이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케빈 쿠라니는 무기력했으며 경기 이틀 전에야 부산에 도착한 안드레아스 힝켈과 필립 람은 한국팀의 공격을 차단하는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전 패배가 다리골절에 비유될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우리 팀은 시종 공격을 했다"면서 "선수단에 매우 만족하며 패배를 사과할 생각도 없다"고 말해 대조적이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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