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씨 버클리大 학부만 졸업 崔씨 변호사 "박사는 캘리포니아 다른 대학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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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최규선씨가 김홍걸씨와의 만남을 김대중 대통령(DJ)이 직접 주선했다고 주장했음이 26일 밝혀져 논란이 됐다.

1994년 DJ(당시 정계은퇴 시절)가 '전공(국제정치학)도 비슷하고 나이 차도 얼마 안나니 잘 지내라'면서 홍걸씨를 소개했다는 내용이다.

崔씨의 변호인인 강호성 변호사는 이날 일부 언론에 이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崔씨의 주장임을 전제로 "崔씨가 위스콘신대 재학시절인 82년 미국에 강연을 하러온 DJ를 국제학생회장 자격으로 만나 알게됐으며,86년 귀국 후 DJ에게 문안 인사를 하러 가 친해지게 됐다"고 전했다.

崔씨는 "DJ가 그후 미국에 유학 중인 홍걸씨를 한번 만나보라고 권유해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이를 "사실 무근"이라고 공식 부인했다.

崔씨의 버클리대 박사 학위 취득 여부도 이날 도마에 올랐다.

스칼라피노 교수가 소속된 버클리대 동아시아 연구소는 이날 "崔씨가 96년 5월 '평화와 분쟁학'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취득한 기록은 있으나 석·박사 학위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崔씨가 캘리포니아의 CSIS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정정했다.

이렇듯 崔씨의 '자기 포장'에는 일부 거짓도 드러난다. 하지만 그만의 독특하고 처절한 생존방식이 곳곳에서 들여다 보인다.

김영삼 정권 당시 민주계 핵심 최형우(崔炯佑)전 의원의 측근은 이날 崔씨가 96년 崔전의원과 스칼라피노 교수의 만남을 주선했던 일을 이렇게 소개했다.

"어느 날 최규선이란 사람이 찾아와 스칼라피노 교수를 잘 아는데 崔전의원과의 오찬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제안했다. 성사될까 반신반의했는데 실제로 약속이 잡혀 모두 놀랐다."

당시 崔전의원 캠프는 그의 행적을 더듬어 본 끝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崔씨는 버클리대에서 수강생 신분으로 스칼라피노 교수의 강의를 들으며 얼굴을 익혔다. 그러다 이 교수가 방한(訪韓)일정 중 서울 힐튼 호텔에서 묵기로 했다는 걸 알게되자 먼저 국내에 들어와 바로 옆 방을 예약했다.

그리고는 우연히 마주친 것처럼 꾸며 스칼라피노 교수와 崔전의원간의 만남은 물론 당시 민주계 실세들과의 연쇄 만남을 주선했다."

마이클 잭슨을 만나기 위해 그의 어머니에게 16만달러짜리 롤스로이스를 선물하며 각별한 공을 들였던 일화도 유명하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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