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염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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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염전(鹽田)

등짐진 사내 하나 계단을 올라간다

발틀을 밟듯 후들거리는 다리를 가누며

온몸에 흐르는 땀을 작업복에 적신다

제 몸의 염전을 수차(水車)처럼 돌렸는지

잠시 층계참에 앉아 쉬는 늙은 사내

일당(日當)의 소금을 받는지 웃통 벗어 땀을 짠다

벗은 등에 허옇게 일렁이는 밭고랑 하나

군데군데 갈라져 소금밭인 듯 눈부신데

소금기 허연 신발 털어 갯내음을 맡는다

김준<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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