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숨긴 8순 할머니 13억 전재산 동국대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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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름을 밝히지 않는 80대 불교신자 할머니가 정기예금과 부동산 등 13억원 상당을 동국대에 장학기금으로 기증했다.

동국대는 이 할머니가 지난 23일 유언 집행 대리인과 함께 송석구 총장을 찾아와 재산을 사후에 기증한다는 내용의 유언 공증증서를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할머니는 "불교학 발전을 위해 애쓰는 교수·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죽기 전까지는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고 학교측은 밝혔다.동국대 홍보실 관계자는 "할머니가 한국전쟁 때 단신으로 월남해 포목상 등을 하면서 평생 모은 재산으로 안다"고 말했다.

宋총장은 "불교 신자들이 사찰 중건 등의 불사에 거액의 시주금을 내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처럼 불교학 발전을 위해 쓰라는 경우는 드문 사례"라며 "할머니의 법명을 따 영구히 기릴 수 있는 기금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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