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파 유럽 곳곳서 득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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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유럽에서 극우파가 부활하고 있다.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파인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FN)당수가 현 총리인 리오넬 조스팽을 꺾고 결선에 오르는 이변이 펼쳐지면서 극우파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이번 선거 결과는 극우파들이 2000년 오스트리아, 2001년 이탈리아에서 연정에 참여한 이후 유럽에서 거둔 가장 큰 승리다. 극우파들은 지난 20여년간 유럽 각국에서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특히 유럽의 국우파 정당들은 세계화와 무한경쟁의 여파로 치솟는 실업률과 사회불안 등 유럽인들의 불안심리를 파고들며 부쩍 세력을 불려왔다.

쏟아져 들어오는 저임금의 외국인 노동자와 난민,고용불안에 각국 정부가 속수무책인 데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외국인 혐오증도 극우파에 호재로 작용했다.

극우파들은 새 정치세력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는 영국을 빼고 서유럽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극우파의 대표적 인물인 오스트리아의 외르크 하이더 전 자유당 당수는 최근 지지율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연정에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움베르토 보시 북부동맹 대표는 거점이 비록 북부지역에 한정됐지만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두번째로 연정에 자신의 극우정당을 참여시키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네덜란드의 핌 포르투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12~16%의 지지율을 얻고 있어 다음달 15일 실시될 총선에서 의회 내 제4당의 자리를 굳힐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밖에 독일의 로날드 쉴, 벨기에의 필립 드윈터, 덴마크의 피아 크자에스가드 등이 인종차별·이민규제·유로화 반대 등의 자극적 공약을 내세우며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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