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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육-희망의 현장 <3>두원공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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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학의 교육과정은 기업의 수요(Needs)에 맞게 짜여져야 한다.'

독특한 교육과정을 개발해 ISO-9001 인증을 획득한 두원공대가 1999년부터 시행에 들어간 '직무분석에 근거한 교육과정'의 핵심 정신이다.산업현장의 수요에 맞는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교수·산업계 인사가 함께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산·학(産學)일체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부분 대학에서는 주로 교수의 경험에 의존해 교육과정을 개발해왔고, 가르쳐야 할 것보다는 가르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이같은 공급자 중심의 교육과정으로는 대학에서의 교육내용이 산업현장의 첨단기술 수준을 따라갈 수 없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 대학 대학발전처장인 조병섭(정보통신과)교수는 이같은 위기의식이 교육과정 혁신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산업계 인사들이 대학의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해야 기업들이 막대한 재교육 비용을 들여 대졸 신입사원들에게 현장업무를 가르치는 비효율을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두원공대는 미국 모토로라사와 LG그룹이 사내 교육체계 개발에 적용했던 직무분석에 근거한 교육과정을 벤치마킹했다.

산업현장의 전문가들을 초빙, 여러차례에 걸친 워크숍을 통해 ▶엔지니어 분야에 어떤 직무들이 있는지▶각 직무들은 어떻게 진행되는지▶해당 직무의 핵심기술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했다.

지난 3년간 2백여명의 산업체 인사들을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시켜 17개 전 학과의 교과과정에 필요한 1백18개 직무를 분류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분류된 직무와 기술은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현장 적합성을 재검증했다.

컴퓨터응용설계과 정진호 교수는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현장 전문가를 모셔오는게 가장 어려웠다"며 "작업을 마치고 현장 전문가들이 이 학교 졸업생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겠다고 말할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직무분석에 근거한 교육과정 개발의 또 다른 이점은 분야별 인력수급 상황을 미리 파악, 인력이 부족하거나 유망한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신설된 인터넷과의 경우 인터파크·콤위버㈜·㈜에어코트·닷넷소프트 등 인터넷업체 10여곳의 팀장·연구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NT/리눅스 기반 웹프로그래밍, 전자상거래 기획개발·마케팅, 자바 프로그래머 등의 새로운 직무를 분석해 이를 기초로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인터넷과 김영우 교수는 "10년 이상 해당 분야에 종사한 전문가들로부터 최신 노하우 및 유망분야에 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얻고 있다"며 "요즘 산업분야는 기술발전 속도가 무척 빠른 만큼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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