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빈손 귀환 열흘간 이-팔 중재 사실상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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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콜린 파월(사진) 미 국무장관은 17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담하고 중동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열흘간의 중동방문 일정을 마쳤다.

이로써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세차례, 아라파트 수반과 두차례 회담한 파월 장관의 중재외교는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파월 장관은 아라파트 수반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지금 상황에서 휴전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한 휴전협정은 실현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진입이 평화협상의 장애물"이라고 지적해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불만의 뜻을 드러냈다.

회담에서 아라파트 수반은 샤론 총리가 이스라엘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거부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드러내면서 구체적인 테러 중단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파월 장관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공동성명 발표도 생략한 채 회담을 끝냈으며 파월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아라파트 수반에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은 그러나 "조만간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국장을 중동에 파견할 예정이며 나도 다시 중동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계속 중재외교를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아라파트 수반의 한 고위 측근은 이날 회담이 성과없이 끝난 뒤 "미국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을 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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