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7일 국회 예결·행자위에서 정면으로 부닥쳤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최성규(崔成奎)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해외도피의 권력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부패정권임을 부각하는데 주력했고, 민주당은 이회창(會昌)총재의 집문제를 거론하며 맞받아쳤다.
한나라당은 보다 효율적인 공격을 위해 홍준표(洪準杓)·이원창(元昌)·이성헌(性憲)의원 등 공격수들을 예결위에 투입하기도 했다.
◇수위 높아지는 권력형 비리 공세=예결위에서 이원창 의원은 "대통령 비자금이 1천억원이 넘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1천4백평 짜리 빌딩도 있다"면서 "아들 모두를 초호화 주택에 초호화 해외유학을 시키면서 전총재에 대해 (빌라 게이트 관련)증여세 운운하는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의원은 또 "대통령 측근 K모씨가 아태재단의 자금으로 플로리다주 모 호텔의 지분을 사들이는 등 해외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는 제보가 해외 언론에서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배기선(裵基善)의원은 "야당이 정치공세로 정치를 망치면 한나라당은 영원한 죄인이 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송석찬(宋錫贊)의원은 근화제약 주가조작 문제와 총재가 사형선고를 한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 사건을 들고 나와 야당의원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같은당 이재정(在禎)의원은 전날 노무현(武鉉)후보를 공산주의자라고 몰아쳤던 정인봉(鄭寅鳳)의원을 겨냥, "면책특권을 이용해 이런 경악스러운 발언을 해도 되느냐"고 따졌다.
◇최성규 총경 도피 의혹=예결위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崔총경 도피와 관련, 이근식(根植)행자부 장관에게 "호텔 회동의 대화에 대해 보고받은 일이 있냐"고 따졌다.
그는 "부패를 감시해야 할 사람이 부패의 공범이 되거나 부패를 은폐하는데 가담하는 나라가 온전한 나라인가"라며 "崔총경의 여권을 무효화 시키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이주영(柱榮)의원은 "경찰청을 외청으로 두고 있는 행자부장관이 이렇게 중대한 사안에 대해 보고를 못받았느냐"며 허수아비 장관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崔총경이 말을 하면 조직에서 죽는다고 했다는데 그것은 '호남 마피아'에게 그렇게 된다는 것 아니냐. 이런 중요한 사실은 첩보만으로도 수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행자위에서도 崔총경의 도피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원창 의원은 "崔총경의 해외도피는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이라고 한 뒤 "金대통령과 박지원 실장은 진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말했다.
송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