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능난이도 보완 '진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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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선택형으로 치러진 수능에서 탐구영역의 난이도 조절이 실패함에 따라 정시모집을 앞둔 각 대학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영역에선 표준점수 최고점은 물론 점수대별 백분위도 선택한 과목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났다. 이에 따라 주요 대학들은 선택과목에 따른 지나친 유.불리가 당락은 물론 지원 자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반영비율을 낮추는 보정장치를 마련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 선택과목 점수 보정에 고심하는 일선 대학=서울대는 과목별 난이도 차이를 보정하는 자체 변환점수표를 17일 오후 2시 공개한다. 서울대는 발표된 백분위의 격차를 없애고 균등 배분한 자체변환점수를 산출한 뒤 이를 이용해 백분위를 다시 내기로 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경범 책임전문위원은 "이렇게 하면 사회탐구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학생들의 점수 차가 그냥 백분위를 썼을 때의 4분의 1 정도인 1.05점(100점 만점)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합격이 아니라 지원할 기회 자체가 박탈되는 일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전체 응시생의 점수로 기준점수표를 만든 뒤 개인별 점수를 환산해 탐구영역의 실질 반영률을 낮출 방침이다.

이화여대도 선택과목별 만점자의 백분위를 동등하게 맞춘 변환공식을 발표했다. 만점자일 경우 선택과목이 달라도 똑같은 점수로 대우한다는 뜻이다.

성균관대도 올해 수능에서 탐구영역의 난이도 조절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반영비율을 줄였다.

◆ 네티즌들'역차별'불만=교육부 홈페이지에는 "원하는 대학을 골라 맞춤형 공부를 하라 해놓고 이제 와서 영역별 비율을 비슷하게 맞추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만의 글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도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할 수 없어 새로운 공식을 만든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수능'이란 ID의 한 네티즌은 "윤리.국사.한국지리 세 과목을 만점 받았는데 서울대는 사회문화 만점자와 1.05점 차이 나게 하겠답니다"라며 "입시에서 1점이 얼마나 큰 줄 아느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하현옥.민동기.임미진 기자

*** 연세대 수시2학기 합격자 중 469명 탈락

연세대는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수능 점수 미달로 불합격된 학생이 지난해보다 늘었다고 16일 밝혔다. 조건부 합격자 1552명 가운데 469명(30.2%)이 일정 수준에서 등급을 받지 못해 탈락한 것. 지난해에는 조건부합격자 417명 가운데 150명(35.9%)이 불합격했다. 비율은 줄었지만 숫자는 3배 이상 늘었다.

한양대도 조건부 합격생 380명 가운데 31.8%인 121명이 수능 최저 등급 기준 미달로 불합격했다. 지난해 불합격자는 106명이었다.

경희대도 조건부 합격자 102명 중 44명(43.1%)이 떨어져 152명 중 45명이 불합격한(29.6%) 지난해보다 탈락률이 높아졌다. 대학 관계자들은 "탐구 영역 만점자가 워낙 많아 여기서 한두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뚝 떨어짐에 따라 의외의 탈락자가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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