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겸용 '투명 태양전지'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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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용수 박사가 반투명 태양전지로 만든 전기로 전구에 불을 밝히고 있다. 강 박사가 손에 들고 있는 것과 사람 얼굴이 비치는 유리창이 태양전지다.[임현동 기자]

유리창으로도 쓸 수 있는 태양전지가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용수 박사팀은 선글라스처럼 밖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투명한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 유리창 겸용 태양전지는 산화아연이나 루테늄 계열의 염료와 반도체 역할을 하는 이산화티타늄을 섞어 만든다. 유리창처럼 판재 형태로 만들어 양쪽에 전극을 붙인 형태다. 염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염료 태양전지라고도 부른다. 염료가 햇빛을 받으면 전자가 활발하게 나오고, 그 전자가 전해질을 통해 이산화티타늄을 거쳐 전극으로 이동한다. 이 전자를 전선을 통해 모으면 전기가 된다.

이 태양전지의 발전 효율은 8.1%다. 지금까지 개발된 같은 유형의 태양전지보다 발전효율이 3배나 높다. 발전효율은 빛을 전기로 만드는 비율을 가리킨다.

이 태양전지는 실리콘과 같은 반도체로 만드는 태양전지의 발전 효율(13%)에 비해 낮지만 제조원가는 5분의 1이다. 응용범위가 넓은 것도 장점이다. 건물 유리창을 이 태양전지로 바꿔 달면 건물 안에서 사용하는 연료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염료의 종류만 바꾸면 다양한 색상의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다. 강 박사는 "전극을 유리기판 대신 비닐 원료와 비슷한 수지 등으로 대체하면 둘둘 말 수 있는 태양전지판 개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bpark@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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