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內 인맥 활용 대선때 DJ 진영 합류 : 최규선씨 누군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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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규선 미래도시환경 대표는 현 정권 들어 핵심 실세 주변으로의 진입을 꾸준히 시도했던 인물이다.

뛰어난 사교술과 언변,그리고 미국 내 학벌과 인맥을 무기로 정치적 야망을 꿈꿔 왔다. 그는 1960년 전남 나주 출신으로,김대중 대통령이 과거 야당 시절 그의 부친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를 나와 버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딴 崔씨는 논문 지도를 한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를 통해 미국 내 정·재계 인사들과 교분을 쌓았다고 한다. 이런 미국 내 인맥을 활용, 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대중 국민회의(민주당 전신)후보 진영에 합류했다.직책은 대외 담당 보좌역.

그해 5월 대선 후보 선출 전당대회 때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의 딸 진지 만델라를 참석시켜 섭외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대선 직전에는 세계적인 금융 투자가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과 김대중 후보의 화상회의를 성사시켰고,金대통령 당선 뒤에는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조지 스테파노풀로스와의 면담을 주선하는 등 대미(對美)창구역으로 자리를 잡았다.

또 알 왈리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30억달러 국내 투자 유치 등 IMF 체제 하에서 긴요한 수완을 발휘해 당시 '5인의 비서진'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그러나 미국이 생활 기반이라는 점 등 때문에 다른 4명과 달리 청와대에 입성하지 못해 중요한 경력 쌓기 기회를 놓쳤다.

崔씨는 98년 9월 마이클 잭슨 내한 공연 추진 과정에서 거액의 이벤트 업체측 경비를 쓰고도 공연이 무산돼 사기 혐의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기각돼 무혐의로 풀려난 뒤 미국으로 떠났던 그는 99년 돌아와 민주당의 핵심 실세인 권노갑(權魯甲)당시 상임고문의 비서로 영입된다.

당시 당내 뿌리가 거의 없던 그는 權씨 주변의 오랜 보좌진과도 거의 교류가 없던 처지였지만 미국에 머무르는 權씨 아들과 쌓은 친분을 십분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이후 대외 처신 등을 둘러싼 구설이 국가정보원 정보에 오르면서 2000년 중반 權전고문 진영에서 퇴출됐다.

그는 당시 "나를 시기하고 모함하는 세력들의 텃세 때문에 억울하게 당한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터뜨리고 다녀 당내에서 곱지않은 시선을 받았다고 주변에선 전한다. 이후 정치권과는 얼마간 거리를 두고 사업에 치중했고,바로 그 과정에 "각종 이권 개입"이라는 의혹이 던져진 셈이다.

그는 최근엔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의 서울시장 후보 캠프 일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한나라당 내 사정에 따른 洪의원의 출마 포기로 다시 정치적 공백상태를 맞은 것으로 전해진다.

崔씨는 김홍걸씨와의 교분에 대해 "버클리대 유학 중이던 94년 당시 남가주대에 다니던 홍걸씨를 만나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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