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의혹' 본격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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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검찰은 1998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당선자의 보좌역을 지낸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先·42)씨가 체육복표사업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해 거액의 재산을 형성했다는 崔씨의 전 비서 겸 운전기사 천호영(36)씨의 고발에 따라 이 사건을 10일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車東旻)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관계기사 3면>

검찰은 이날 崔씨와 千씨 등 사건 관련자 6명을 출국금지 조치하는 한편, 고발인인 千씨를 소환해 고발 내용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崔씨가 9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홍걸(金弘傑·金대통령의 3남)씨에게 거액을 제공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언론에서 제기한 崔씨 관련 의혹을 철저히 밝힐 것"이라고 말해 홍걸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검찰의 집중 조사 대상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崔씨 등 여권 인사의 개입 의혹▶崔씨가 각종 이권에 개입해 재산을 모았는지 여부다.

이와 관련, 千씨는 이날 검찰 출두 전 본지 기자와 만나 "崔씨가 지난해 번 거액의 돈은 김홍걸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벌어들인 것"이라며 "崔씨가 내 부인과 여직원 등 명의의 통장으로 수십억원의 자금을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千씨는 또 "홍걸씨와 대가 없이 돈을 주고받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다"는 崔씨의 전날 회견내용에 대해 "홍걸씨와 직접 통화도 못하고 인척을 통해 사정사정해 만나곤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두 사람이 형·아우 하는 사이였다는 崔씨의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호칭도 꼭 '金박사님'으로 썼으며 승용차 앞에서 90도로 머리숙여 인사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崔씨 스스로 1백억원대라고 밝힌 재산에 대해 千씨는 "2000년까지만 해도 사무실 임대료조차 마련하지 못했던 崔씨에게 지난해부터 갑자기 돈이 몰렸다"며 "99~2000년에는 잘 거론되지 않았던 홍걸씨의 이름도 지난해부터 崔씨 주변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千씨가 "스포츠토토가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된 대가로 崔씨에게 10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스포츠토토의 대주주인 한국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이 千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崔씨가 千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서울지검 특수2부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넘겨받아 함께 수사하기로 했다.

김원배·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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