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 공동주차장 주차난 해결사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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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해 초만 해도 광진구 구의2동 63번지 일대 골목길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다가구·다세대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서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에겐 퇴근 후 주차공간을 찾으려고 30분씩 배회하는 일이 예사였다.동네사람들끼리 주차분쟁도 잦았다.

그러나 2주 전부터 주차난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구에서 17억원을 들여 3층짜리 공동주차장을 짓고부터다.광진구 김성래 교통지도과장은 "실제 공사기간은 3개월에 불과한데 소음과 매연을 우려하는 주민들을 설득하느라 1년 이상 걸렸다"며 "방음창 등 첨단시설을 도입하자 반대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반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관악구 신림8동도 마찬가지다.'주차지옥'이나 다름없던 골목길 오거리에 지난 연말 3층짜리 공동 주차장이 생기면서 주차난이 말끔히 해소됐다.6개월 동안 반대를 거듭하던 주민들도 완공된 주차장을 둘러보곤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웃 신림6동과 봉천1동에서도 "우리 동네에도 공동주차장을 세워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골목길 주차난의 '해결사'인 입체식(2층 이상) 공동주차장이 서울시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건설되는 입체식 공동주차장은 옥상 휴게실, 우레탄 바닥, 방음창 등으로 소음과 매연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켰고, 주차료도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과 동일해(월 4만원) 인기가 높다.

서울시는 1일 올해 입체식 공동주차장 70개소를 짓기로 했다.

올해 신설하는 공동주차장의 63%를 평면식이 아닌 입체식으로 건설키로 한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내 공동주차장은 모두 2백40개소였으나 평면식이 83%(2백개소)를 차지했으며 입체식은 17%(40개소)에 불과했다. 시는 입체식 공동주차장을 건설할 경우 건설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3층 이하는 건설비의 40%, 4층 이상은 50%까지 지원키로 했다.

시 주차계획과 관계자는 "앞으로는 기존 평면식 공동주차장도 입체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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