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세의 이세돌,백의 심장부로 돌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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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제5보 (101~133)=전보 백두 방을 연타당하면서 흑의 집 부족증이 심화하고 있다. 목이 타는 집 부족증.

106,108이 날카롭다. 尹6단은 오히려 흑 대마를 공격해오고 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승기를 살려나가고 있다.

3단은 눈을 딱 감고 109,111로 실리를 뜯어냈다. 아니다. 실리보다는 111이 더 필요했는지 모른다. 111이 놓이면 '가'로 치받는 노림수가 암중에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111 탓에 백의 공격이 신랄해졌다. 114도 아픈 수. 126으로 대마를 잡으러 가는 것은 흑 '나'가 선수여서 안된다. 백은 그러나 126으로 벌고 128로 중앙을 지켜 확연하게 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방심 탓일까. 바로 이 순간 尹6단이 집중력을 잃었다. 3단이 131로 위협했을 때 문득 132로 젖힌 것이다.

132는 위쪽 대마를 확실히 살리는 수. 그러나 이쪽은 전혀 급하지 않았고 정작 수비가 절실한 곳은 중앙이었다. 132로 '참고도' 백1쯤으로 지켰으면 이 판은 백의 완승으로 끝났을 것이라고 양재호9단 등 프로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위쪽 백은 흑2,4로 공격해도 백A,B 등이 듣고 있어 안전한 것이다.

133이 통렬한 습격. 이세돌이 비수를 빼들고 백의 심장부로 돌격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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