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운이 없었다. 박주영(25·사진)이 한국 월드컵 사상 2호 자책골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17분 세트피스 상황.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를 하던 박주영의 발에 메시의 프리킥이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1호 자책골은 24년 전 멕시코 대회 이탈리아와 조별예선 3차전에서 조광래가 기록했다. 박주영은 누구보다 화려하게 데뷔했다. 2004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U-19)에서 우승과 함께 득점왕·MVP를 거머쥐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최우수신인상도 탔다.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4명의 수비수를 쉽게 제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그러나 정작 큰 대회에서는 불운했다.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청소년대회에 참가해 나이지리아전에서 1골을 넣었지만 팀은 1승2패로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A대표팀에서도 그랬다. 2005년 6월 쿠웨이트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내며 한국의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결정지었다. 그러나 또 진짜 무대인 본선에서 부진했다. 월드컵 데뷔전이었던 스위스와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선 불필요한 파울을 해 센데로스의 헤딩골에 빌미를 제공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그는 팀을 8강으로 이끄는 데 실패했다. 박주영은 이번 대회를 명예회복의 무대로 삼으려 했다. 프랑스에서 활약하며 몸싸움이 좋아졌고 골 결정력도 향상된 터라 가능할 수도 있었다.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킥 감각을 보인 것이 그였다. 그러나 끝내 고개를 숙여야 했다. 요하네스버그=이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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