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공항' 갈 길 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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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인천공항이 세계적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공항을 '업그레이드'할 큰 그림이 없다는 점이다.

◇경영 전략이 없다=최근 교통개발연구원의 조사 결과 동아시아 9개 공항 중 인천공항의 경쟁력은 3위였다. 홍콩 첵랍콕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1, 2위를 차지했다.

이 연구원 박용화 실장은 "인천공항의 공항 도시화, 환승 기지화 전략이 실패하고 항공사 유치 역시 지지부진해 3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또 "시설면에서는 첵랍콕공항과 대등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서비스·관리측면이 뒤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한 공항 관계자는 "캐나다 밴쿠버공항처럼 공항 경영진에 민간인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과감한 경영혁신이 없이는 인천공항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 선진공항은=유럽의 관문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은 유럽 최대 항구인 로테르담을 끼고 있는 이점을 살려 'SEE,BUY & FLY' 전략을 쓴다. 배로 들어온 화물을 유럽 전역으로 실어 보내는 한편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을 무기로 지난해 3천6백만명의 승객을 끌어들였다.

최근 서유럽의 새로운 허브로 떠오르는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의 약진은 더 눈부시다. 4개의 아우토반과 두개의 고속철도가 교차하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육로와 항공로를 연계하는'RAIL & AIR'시스템을 도입했다.

◇과제=2단계 사업비를 무리없이 조달하고 경영 능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단계 사업비는 민자 3천8백69억원을 포함해 4조7천32억원에 달한다. 이 중 국고 지원분은 1단계와 마찬가지로 40%에 불과하다. 현 부채가 4조원에 달하는 인천공항공사가 2조6천억원을 추가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진 경영기법의 도입과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한 체계적인 장기 전략을 세워야 한다. 경의선 철도·인천항 등과 연계해 동북아 물류 중심지로 육성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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