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에 본 술맛 여든까지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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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2080.'

이 봄 맥주업체들이 벌이는 마케팅이다.

무슨 뜻일까. 이동통신업체들이 하고 있는 '1318' 마케팅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1318은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중고교생을 타깃으로 하는 세분화된 마케팅을 뜻한다.

2080은 이와 유사한 면이 있지만 좀 다르다.스무 살에서 여든까지의 모든 계층을 마케팅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스무 살에 본 술맛이 여든까지 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여든까지 술을 마실 스무 살', 즉 고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거나 대학에 진학한 사람들을 목표 고객으로 하는 술 판매 전략이라는 의미다.

하이트·OB맥주 등 맥주업계는 이들이 처음으로 접촉한 술에 대한 이미지가 평생을 간다는 판단 아래 올 봄 이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 술 판매전을 맥주업계가 먼저 달구고 나선 것이다.

OB맥주는 3월 한달 동안 개강한 대학생의 입맛을 잡기 위한 이색 온라인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벤트는 웹사이트(www.beer.co.kr)를 통해 실시된다.

동아리·학과 등 단체의 행사에 카스 맥주를 무료로 준다. 이벤트에 참가하려면 웹사이트에 접속해 학과나 동아리 이름, 참가할 인원 수를 온라인 신청서에 기입해야 한다. 그 후 MT(멤버십 트레이닝) 등 행사에 참여할 모든 사람들에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

참여할 사람의 80%이상이 회신한 팀 중 41개 팀을 추첨해 지원금 2백20만 원과 카스 맥주 2백10 상자를 나눠준다. 1등 팀에는 50만원과 카스 맥주 10상자, 2등 팀에는 40만원과 카스맥주 10 상자를 준다.

OB라거는 최근 젊은 층에 어필하고 있는 브랜드 광고모델 이정재와 정우성을 브랜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들은 앞으로 대학 캠퍼스와 축구장 등을 돌며 20대를 겨냥한 브랜드 마케팅을 한다.

하이트맥주도 캠퍼스에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4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캠퍼스 마케팅에 나선다. 대학 대동제에는 힙합댄스 페스티벌 등 이벤트를 벌일 계획이다.

하이트는 새 맥주 '하이트프라임' 출시를 맞아 지난 19일부터 한달 간 시음행사에 나섰다. 랩핑버스를 타고 찾아가는 시음회를 한다. 랩핑버스는 대형버스 외부 전체를 특정 상품 광고로 포장한 광고 전용 버스다. 특히 대학가에서는 찾아가는 시음회를 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고정식 부스를 이용, 정지된 상태의 시음행사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동식 카트를 활용, 행사장소의 일정 반경 내를 도우미들이 돌면서 시음행사를 한다. 이를 테면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대학생들에 맥주를 마셔보게 하는 것이다.

하이트는 20대에 특히 인기있는 흑맥주 스타우트의 대학가 판매 이벤트도 할 예정이다.

젊은이를 상대로 한 월드컵 마케팅도 벌써부터 불붙었다.

OB라거는 지난 13일 '월드컵 이벤트 맥주'를 내놨다. 국가대표팀의 역동적인 경기모습이 새겨졌다. 캔맥주 라벨에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 일정도 표시돼 있다. 이 제품은 6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생산된다.

J섹션 조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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