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 떠받치는 프로그램 매수 비차익거래가 대부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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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로그램 매수가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

26일 하루동안 프로그램 매매는 3천1백95억원어치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25일의 3천2백19억원 순매수에 이어 올 들어 둘째로 많은 금액.

이달들어 외국인이 모두 1조7백2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동안 프로그램 순매수는 7천1백39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프로그램 매수가 주가를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26일 선물지수는 현물지수(코스피200지수)보다 0.4포인트(종가 기준) 높았다.

이에 따라 값이 비싼 선물을 파는 대신 현물(주식)을 사는 프로그램매수 차익거래가 7백24억원어치 발생했다.

또 현·선물 지수 등락과 상관없는 프로그램매수 비차익거래는 이보다 세배 가량 많은 2천4백7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특징은 현·선물간 지수 차이를 이용하는 프로그램 차익거래보다는 비차익거래가 월등히 많은 점. 이는 증시활황으로 자금사정이 좋아진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15개 이상씩 매수종목군을 묶어서 주식을 사고 있기 때문. 한꺼번에 15개 이상씩 매매주문을 내면 프로그램 매매로 잡힌다.

파생상품 전문가들은 선물·옵션 만기와 무관한 프로그램 비차익거래가 많은 점은 향후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즉 현·선물 지수와 연계된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선물·옵션 만기일 때 매도물량이 대거 터져 나오는 데 비해 비차익거래는 만기일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황재훈 과장은 "요즘 프로그램 매수로 사들이는 물량 중 상당 부분은 만기일과 무관하게 장기간 보유할 종목으로 보인다"며 "투신사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만큼 프로그램 비차익 거래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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