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일가족 살해 한인, 부동산 거래 손실과 연관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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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미국 워싱턴 초유의 일가족 살해 사건으로 한인사회가 충격을 받은 가운데 용의자 켄스턴 이(한국명 이강선)씨는 가족들을 “목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4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씨의 콘도에서 부인 이 현씨와 딸 이조이(한국명 이자현)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현관문은 닫혀 있었지만 잠겨 있지는 않았으며, 숨진 이들은 둔기에 맞은 흔적만 조금 보일뿐 특별한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페어팩스 카운티 순회법원에 제출된 경찰 조서에 따르면 이씨는 심문 도중 ‘(교회)목사를 불러달라’고 요청한 후 자신이 “아내와 딸을 목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그러나 용의자 이씨가 이날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해 일단 심문을 중단한 채 병원으로 후송, 안정을 취하도록 했다. 이씨는 자해 기도를 하는 등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 언론들도 연일 속보를 내놓으며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워싱턴 포스트는 15일자 보도에서 이씨 가족이 지난 10년간 활발한 부동산 거래를 벌여온 사실을 확인해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 여부가 주목된다.

부동산 거래 자료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0년~2004년 사이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3건의 부동산을 산 후 되팔았다. 이중에는 채 2달만에 되판 기록도 있다. 이같은 단기 매매로 이씨는 한때 29만3000달러의 차익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으로 인한 재미는 더 이상 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의 경우 프린스 윌리암 카운티 레이크 오코콴 지역에서 96만4000달러의 집을 한 채를 구입했지만 3년 후에는 95만 달러에 되팔아 오히려 손해를 봤다. 또 로턴의 다른 주택의 경우 역시 2005년에 구매했다 2009년 10월에 판매할 당시에는 5만5000달러의 손실을 봤다.

이씨 가족은 현재도 센터빌에 타운하우스를 소유하고 있다. 이 집 역시 2005년에 43만2500달러에 구입했지만 현재의 시세는 30만 달러 수준이다.

한편 경찰은 “15일 오전 부검을 실시했지만 그 결과는 조금 더 기다려야 알 수 있다”며 “이씨 가족의 재정 상태는 공개할 수 없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미주 중앙일보 천일교 기자

[미주중앙 : 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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