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中國공장 고급품으로 큰 재미 "값 뛰어도 물량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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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중국 저장(浙江)성의 항구도시 닝보(波)외곽에 있는 'LG용싱(LG甬興)'공장.

LG화학의 ABS수지 중국 생산법인인 이곳은 활기가 넘쳤다. 3만3천여평의 공장 한켠에서는 생산 공정을 막 빠져 나온 제품 포대를 트럭에 싣는 인부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공장 바로 옆 부지에는 기존 공장과 같은 규모인 연산 15만t 시설을 짓기 위한 골조 공사가 한창이다.

김한섭 총경리(사장)은 "지난해 t당 6백50달러까지 떨어졌던 ABS 가격이 중국 내 수요가 늘면서 최근 9백달러에 육박했다"며 "공장을 풀 가동하고 있지만 거래업체들의 물량 요구를 다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BS 수지는 컴퓨터·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가전용품의 내외장재와 자동차 부품 등에 쓰이는 고급 합성수지. 일반 수지에 비해 가격이 두 배 가량 되지만 최근 중국 내 수요가 급증해 절대 공급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같은 사정은 톈진(天津)에 있는 PVC 생산법인 'LG다구(LG大沽)'도 비슷하다. 나상진 총경리는 "중국의 PVC 수요는 앞으로 5년간 12~13%의 성장이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환경보호를 위해 목재로 만들던 창틀을 합성수지로 만들도록 법을 바꾼 것도 큰 호재다.

중국의 폭발적인 합성수지 수요로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는다'는 전략 아래 일찌감치 현지에 진출한 LG화학은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특히 고가품인 ABS를 만드는 LG용싱은 지난해부터 중국내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면서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거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한 세계 메이저 업체들의 경쟁도 뜨겁다.세계 최대 ABS생산업체인 대만의 치메이와 포모사, 다국적 기업인 바스프 등이 중국시장 진출을 결정했거나 검토 중이다.

LG용싱의 金 총경리는 "LG화학은 제품 품질이나 기술력에서 경쟁업체를 앞서고 있기 때문에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LG화학은 중국 내 ABS 생산규모를 2005년까지 연 50만t으로 늘리는 등 중국 투자를 크게 늘릴 방침이다.

LG화학의 중국 투자 확대는 중국 정부의 외자유치 노력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 당국은 투자 기업에 대해 법인세 등을 감면해 주는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LG다구 총경리는 "하루종일 경제개발구 내 외국기업만 돌며 애로사항을 듣는 전담 공무원을 둘 정도로 중국정부의 투자유치 노력은 필사적"이라고 소개했다.

닝보·톈진=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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