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 MD 맞서 우주군 창설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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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03년 아시아 최초의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를 쏘아올렸다. 당시 중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기록된 양리웨이는 임무수행 후 중국 최고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중앙포토]

우주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우주군(軍)’ 창설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공군 관계자는 “군사대국과의 우주 군비경쟁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하에 우주군 창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일본 교도(共同)통신이 15일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우주군 전략은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경계심에서 비롯됐다. 중국 우주군은 공군과 우주 개발 전문인력의 통합 조직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유인 우주선 발사 등 우주 개발의 목적을 ‘평화적 이용’이라고만 밝혀왔다. 또한 ‘방어적 국방정책’이라는 공식 견해 외에 우주 전략에 대해 아무것도 공표한 적이 없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2004년 7월 공군과 우주 개발을 통합한다는 의미의 ‘공천일체화(空天一體化)’와, 공격과 방어를 함께 한다는 뜻의 ‘공방겸비(攻防兼備)’라는 우주 전략을 세웠다. 우주군 구상은 당초 전략 미사일 부대를 중심으로 추진돼 온 것으로 서방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우주 기술은 항공 기술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감안해 공군 주도로 무게중심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군은 조만간 공군에 ‘항공우주 작전 지휘센터’를 만들어 우주군 병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또 2050년까지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인 스텔스 전투기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우주왕복선을 개발하고 우주로부터 레이저·전파 등으로 적을 공격하는 신병기를 만들 계획이다. 우주군과 관련한 중국군 보고서에는 “중국군이 지켜야 할 것은 영토·영해·영공에 머무르지 않고 주권의 범위를 넘은 배타적 경제수역(EEZ)이나 해상 교통로 등 국가 이익과 관계되는 모든 것”이라고 명기돼 있다.

중국은 2007년 1월 적국의 군사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위성 파괴 실험을 실시했다. 지난해 10월 건국 60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미국 전 국토를 사정권에 두는 최신예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 31A’를 공개했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중국의 우주군 창설 준비는 영토적 이익을 넘어서는 군의 역할을 명확히 한 것으로 군사 개발의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85년 공군 주도로 우주군이 창설됐지만 2002년 전략군에 통합됐다. 러시아는 90년대 초반부터 우주군을 운영해오고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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