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당대회 안 나간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성태(오른쪽) 의원 등과 인사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경빈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설에 쐐기를 박았다.

박 전 대표는 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참석하기 위해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던 중 전대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당대회에 안 나간다”고 답변했다. 기자들이 “당에선 박 전 대표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나온다”고 하자 박 전 대표는 “(이미 전대 불출마로) 그렇게 알고 계시지 않으셨느냐”고 반문했다. 지방선거 참패 후 한나라당에선 소장파를 중심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박 전 대표를 새 대표로 추대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친이계 일각뿐 아니라 친박계 중진 홍사덕 의원도 14일 “‘박근혜 당 대표론’을 공론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불출마를 공개 선언하면서 그의 전대 출마설은 모두 없었던 얘기가 되고 말았다. 한 측근은 “애초부터 박 전 대표는 출마 의사가 전혀 없었는데 자꾸 얘기가 번지니까 서둘러 정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측근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박 전 대표는 지금은 대표를 맡을 여건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14일 연설을 살펴보면 기존 권력 운용 구조를 별로 바꿀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당을 맡길 생각이 없는데 박 전 대표가 대표를 맡아봐야 여권의 불협화음만 심해질 게 뻔하다”고 말했다.

친박계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세대교체론’에 대해서도 미심쩍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여권 주류가 박 전 대표를 ‘구세대’로 몰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의심에서다. 영남의 한 재선 의원은 “오죽하면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세대교체론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하겠느냐”며 “한나라당이 선거에 진 게 정몽준 대표가 나이가 많아서였다는 얘기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글=김정하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