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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젊음의 열기 '신토불이 펑크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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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한국적인 펑크록, '대(大)조선 펑크'를 통해 이 땅에 사는 젊은이들의 삶과 고민,희망과 좌절을 진솔하게 노래한다!"

크라잉넛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펑크록 밴드 노브레인의 기치다. 노브레인은 지난해 여름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공연하던 중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항의해 무대에서 일장기를 찢고 "일본 제국주의 엿먹어라"고 욕설을 퍼부어 화제가 됐다.

늘 붉게 염색한 머리 때문에 오래 전부터 '불대가리'라는 별명으로 불려온 보컬 이성우는 "그런 일과성 해프닝이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싫지는 않지만 그것으로 그치는 건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성우와 차승우(기타)·황현성(드럼)·정재환(베이스) 등 1978년생 동갑 네명으로 구성된 노브레인은 "올해는 새로운 출발의 해"라고 말했다. 정재환이 현역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 연말 밴드에 복귀해 오랜 만에 완벽한 팀워크를 꾸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규 1집 '청년폭도 맹진가',2집 '비바 노브레인' 등의 앨범에서는 전문 연주자들이 정재환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정재환군이 돌아오니 밴드의 힘이 넘치는 걸 느낍니다.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고, 더 기운 넘치는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다고 확신해요."(차승우)

노브레인은 새 출발을 싱글 앨범 '청춘 98'재발매로 시작했다. '청춘 98'은 이들이 고향과도 같던 클럽이자 레이블 드럭을 떠나 독립한 뒤 1999년 1월 발표했던 첫 앨범. '청춘 98'을 비롯해 '서울로 간 삼룡이' '아름다운 세상' '아주 쾌활한' 등 네곡을 담았다.

활기찬 리듬과 진솔한 가사가 신선한 매력을 주면서 화제를 모았지만 당시만 해도 인디 음반 유통이 지금보다도 훨씬 어려웠던 때라 결국 5천장 한정판매로 끝났다.

이후 이 앨범은 록 매니어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에서 중고 CD가 고가에 거래되기도 됐다. 재발매한 앨범에는 기존의 네곡 외에 영화 '하면 된다'에 삽입했던 '개가 개를 먹는도다' 등 두곡을 추가했다.

실력과 대중성 양면에서 노브레인은 한국 인디 계열을 대표한다. 그것이 "대중의 요구가 뭔지를 시간이 흐를수록 크게 느낀다"는 이들의 담담한 고백에 각별히 주목하는 이유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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