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서 즐기는 알뜰 봄맞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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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김현경(32)씨는 얼마 전 중계근린공원 벼룩시장에서 캐주얼 구두를 단돈 2천원에 구입했다. 신어보니 발이 정말 편한 데다 가격이 워낙 쌌다. 딸(6)의 분홍빛 원피스도 1천원에 장만했다. 金씨는 "가격 부담이 없어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봄을 맞아 벼룩시장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노원구는 지난 8일 중계근린공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알뜰장'을 연 데 이어 오는 11월까지 매달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벼룩시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10일이 일요일이면 바로 앞 금요일로 당겨 열고 여름철인 7~8월과 겨울철에만 쉴 예정이다.

2백여평의 공원을 가득 메우는 알뜰장은 24개 동 부녀회가 주관해서 회원들이 기증한 옷·가전제품·책 등을 판매한다. 가격은 몇백원에서 비싸야 몇천원 정도. 부녀회원들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재활용품을 들고 나온다.

1999년부터 토요일마다 열리는 '서초토요벼룩시장'도 인기다. 토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구청 광장과 이날에 한해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한 양재역 환승주차장 이면도로에서 열린다. 특징은 개인 판매 벼룩시장이라는 것. 구청은 이날 오전 10시까지 판매를 희망하는 주민들의 신청을 받아 5백명에게 자리를 배정해 준다. 2천5백여명이 중고 생활용품을 들고 나올 정도로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조남호(趙南浩)서초구청장은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는 벼룩시장이 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어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도봉구는 오는 30일부터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마다 방학3동 신동아타워 앞에서 벼룩시장을 연다.

종로구도 매월 첫째주 목요일 오전 11시~오후 2시 종묘공원 입구에서 시장을 열고 있다. 여성자전거연합회·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 민간단체가 19개 동별로 차리는 난전도 들러볼 만하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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